외로운밤을 녹이는 손편지의 온기
거실 시계는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고, 창밖 가로등은 비는지 아닌지 모를 습기를 뿜어낸다. 휴대전화 화면을 올려도 새 소식은 없다. 이런 외로운밤에 사람은 질문을 거듭한다. 지금 이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. 대화창에 짧은 메시지를 남기자니 금세 사라질 것 같고, 전화는 상대의 일상을 거칠게 흔들 것 같다. 그럴 때 탁자 서랍에서 편지지를 꺼내 펜을 쥐어보면, 이상하게도 온기가 손끝으로 번진다. 문장을 뱉어내는 대신 천천히 꾹꾹 눌러 적는 행위가, 마음의 굴곡을 따라가며 다독인다. 손편지는 그렇게, 어둠이 가장 짙을 때 한 사람을 지나치지 않는 방식이 된다. 손글씨가 주는 감각의 층위 손편지는 종이의 질감, 잉크의 농담, 글씨의 속도 같은 여러 층위를 한 장 안에 겹쳐 둔다. 표준화된 폰트는 깔끔하고 효율적이지만, 손글씨는 작자의 컨디션과 성정이 스며든다. 한 획이 조금 떨렸다면 그날의 피로가, 예상보다 큰 마침표는 말하고 싶은 것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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